5. 커피 로스팅 주의사항
앞서 커피를 수확한 이후의 가공법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커피를 알맞게 익혀서 마시기 위한 준비 단계인 로스팅에 대해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로스팅은 생두를 고온(약 200℃)에 노출시켜 화학적 변화를 통해 본연의 맛과 향미를 끌어내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생두의 조직은 팽창하고 조직 사이사이에는 미세한 기공들이 생기게 된다. 조직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1차 팝핑과 2차 팝핑이 발생하게 된다. 팝콘으로 비유하면 옥수수 알갱이가 고온에 고압에 노출되어 전분이 급속도로 팽창되어 부푸는 원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커피의 조직을 구성하는 주성분은 섬유질이기 때문에 전분류의 곡류처럼 부풀지는 않으나 어느 정도 팽창하게 된다. 또한, 커피가 팽창하면서 조직 내부에 미세한 기공이 많이 생기는데 이는 주변의 공기나 습기, 냄새 등을 빨아들여 흡습제/탈취제의 역할을 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재배에서 수확, 가공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생두가 가진 향미를 표현하는 과정이 바로 로스팅이다. 성공적인 로스팅을 위해서는 생두가 가진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대표적인 특징은 수분함량, 품종, 가공방식, 밀도, 크기 등이 있다.
5.1 커피 생두 결점두 선별
로스팅하기에 앞서 먼저 결점두의 선별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보통 결점두를 디펙트(Defects)라고 부른다. 커피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향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핸드픽을 통해 결점두를 골라내야만 한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결점두만 모아놓은 생두를 로스팅해서 맛과 향을 느껴봤을 것이다. 한 번만 해보면 왜 결점두를 반드시 선별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다. 이렇게 선별하다 보면 결점두뿐만 아니라 돌멩이나 파치먼트 등 다른 이물질도 선별하게 된다. 선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커피를 가는 과정에서 그라인더의 날이 상하거나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결점두의 비율을 가지고 커피의 등급(G1, G2)을 매기기도 하는데, 이는 일관되고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다. 사람이 일일이 결점두를 선별하는 방법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결점두 비율이 낮은 생두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습관처럼 결점두를 선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후 로스팅을 진행하게 되는데 여기서 또한 중요한 것은 생두를 바로 투입하는 것이 아니다. 로스팅 준비단계로 먼저 로스터기를 예열해야 한다. 로스터기 크기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가정용 로스터기의 경우 15분에서 30분, 상업용의 경우 30분에서 한 시간까지 예열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처음 로스팅이 시작되는 온도는 약 180℃에서 200℃에 달한다.
5.2 커피의 물리적 변화 및 화학적 변화
일반적으로 로스팅 과정에서는 크게 화학적 변화와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먼저, 커피의 물리적인 변화는 대표적으로 색상과 크기이다. 고온에 노출된 거피는 많은 수분과 화학성 물질들을 배출하면서 무게가 감소하게 된다. 로스팅 배전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체적인 생두 무게의 약 15~20% 정도 감소한다. 또한, 셀룰로스의 다공질 구조를 형성하면서 물리적으로 팽창하기 때문에 원두의 크기는 약 두배가량 증가하며 전체적인 부피가 증가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시에 가장 대표적인 화학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바로 마이야르(Mailard) 반응이다. 다른 말로 캐러멜화(Caramelization) 반응이라고도 한다. 초록색의 생두가 열을 머금으면서 점점 노란색에서 갈색으로 변해가는 갈변화 과정이다. 하지만 온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생두가 까맣게 타버리기도 한다. 반대로 충분한 열이 가해지지 않는다면 커피는 덜 익게 되고 풋내와 떫은맛 과도하게 신맛 등을 동반하게 된다. 한때 라이트로스팅이 유행한 적이 있다. 커피의 산미가 주목받으면서 산미 있는 커피가 고품질 커피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커피의 신맛이 고품질 커피라는 점은 잘못된 정보이다. 저품질의 커피도 알맞게 로스팅이 되지 않으면 얼마든지 신맛을 낼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커피에 일정량 이상 열이 가해지면 팝핑과 크랙이 발생한다. 부풀면서 커피의 조직이 갈라지고 크랙이 생기는데 이 과정에서 팝콘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게 된다. 로스팅한 원두를 보면 센터컷을 중심으로 양 끝에 크랙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3 커피 원두의 쿨링 및 결점두 선별
이후 알맞게 볶아진 커피는 식히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쿨링(Cooling)이라고 한다. 배출하기 직전의 커피는 매우 뜨겁다. 그렇기 때문에 신속하게 식히지 않으면 로스터가 의도한 배전도 보다 더 익게 되며 맛도 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원두를 배출했다면 빠르게 식혀주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기준은 배출 후 3분 이내로 쿨링하는 것이다. 로스팅을 마치고 쿨링까지 다 했다면 또 한 번 결점두를 골라줘야 한다. 생두상태에서 보이지 않았던 결점두가 로스팅 과정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든 결점두가 있는데 바로 미성숙두이다. 다른 말로 퀘이커(Quaker)라고도 한다. 이러한 결점두는 주변 원두와 색깔이 다르다. 옅은 갈색에 가까운 밝은 빛을 띠고 있으며 원두를 손으로 으깼을 때 이상한 냄새가 난다. 숙련된 바리스타는 생두를 보고 선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로스팅 이후 발견하게 된다. 커피는 향미 품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점두 선별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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