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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커피 정보

10. 맛있는 커피를 위한 그라인딩(Coffee grinding)

by Cosmop_ 2023. 5. 28.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해 포터필터 위에 분쇄(Grinding)되어 있는 커피

10. 커피 분쇄(Coffee grinding)의 중요성

커피의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커피의 품종에서부터 재배, 가공, 로스팅, 추출 등 매우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 이번 피드에서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그라인딩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그라인딩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커피 원두를 분쇄해서 입자의 표면적을 늘리고 커피의 향미 성분을 물에 적절히 녹여내어 음용하기 위함이다.

그라인딩은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첫 단계로 다음으로 이어지는 추출 퍼포먼스와 결과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커피를 사용해도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지면 커피가 가진 본래의 향미를 온전히 구현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추출하고자 하는 커피에 알맞은 분쇄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보통 커피 분쇄도는 커피의 추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데 입자가 매우 거친 굵은 소금 정도의 입자도로 분쇄하면 굵은 입자 사이로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압력도 제대로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추출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에스프레소에 맞는 고운 입자도로 분쇄를 한다면 약 90도 이상의 뜨거운 물과 9bar 정도의 높은 압력에 일정한 시간 동안 노출되며 풍부한 향미와 크레마를 함유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될 것이다. 이처럼 추출 방식에 맞는 분쇄 설정을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커피 분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그라인딩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커피 그라인더는 크게 두 가지 형태의 분쇄 날(Burrs)이 존재한다. 바로 코니컬버(Conical burrs)와 플랫버(Flat burrs) 이다.


10.1 코니컬 버(Conical Burrs) 커피 그라인더의 특징

코니컬 버(Conical burr) _ 그라인더명 : 코만단테(COMANDANTE)

코니컬 버는 원뿔 형태의 숫날과 암날이 결합된 형태이다. 원뿔 형태의 특성상 커피 원두가 투입되면 일차적으로 숫날의 상단부에서 원두가 큰 입자로 갈리고 밑으로 내려가면서 더 작은 입자로 갈리게 되는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코니컬 버는 분쇄된 입자 사이즈의 분포가 플랫 버에 비해 매우 넓다. 이는 크기가 상이한 입자들이 비교적 다양하게 분포한다는 의미이다. 코니컬 버 방식으로 분쇄한 커피는 비교적 균일하지 않은 입자도 때문에 균일한 추출을 하기가 어렵다. 즉, 추출이 예민하고 맛의 일관성이 플랫버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코니컬 버 방식 그라인더의 장점으로는 발열이 적다는 점이다. 원두가 분쇄되는 과정에서 마찰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되는 열은 분쇄 날과 직접적으로 맞닿는 원두에 가해진다. 이 열이 과하면 커피의 향미가 손실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코니컬버 방식의 그라인더는 대개 RPM이 낮으며 발열이 적은 만큼 커피 향미 손실에 미치는 영향이 플랫버보다 낮다. 또한, 분쇄날의 수명이 비교적 길다는 장점이 있다.

 

10.2 플랫 버(Flat burrs) 커피 그라인더의 특징

플랫버(Flat burrs)의 양 날이 분해된 사진

 

플랫 버의 외형적 특징은 동일하게 생긴 날이 마주보는 결합된 형태이며 두 날 사이의 간극 차이로 분쇄도(입자 크기)가 조절된다. 플랫 버로 분쇄한 커피의 입자도는 코니컬 버에 비해 비교적 균일하다. 커피의 입자들이 균일하면 추출되는 커피의 농도나 추출에 걸리는 시간이 비교적 균일하게 된다. 즉, 커피 추출 시 특정 부분에서 과소 추출이 되거나 과다 추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커피의 향미적 측면에서 균일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플랫 버는 RPM이 높고 원두가 갈릴 때 분쇄 날과 맞닿는 면적이 더 넓다. 그러므로 코니컬 버 보다 발열이 심하고 이는 커피의 향미 손실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높은 마찰로 분쇄 날이 금방 무뎌져 날의 교체 주기가 비교적 짧다는 단점이 있다.

10.3 플랫 버 그라인더와 코니컬 버 그라인더의 커피 분쇄도 차이

ek43(플랫버)과 코만단테(코니컬버)로 분쇄한 원두의 분쇄 균일도 비교

커피 분쇄도의 조절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Espresso), 푸어오버(Pour over),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 에어로프레스(Aero press) 등 커피 추출 방식에 따라서 권장되는 입자도의 기준이 달라진다. 하지만, 같은 추출 방식 안에서도 추출하고자 하는 커피가 가진 고유의 물리적/향미적 특징, 마시는 사람의 취향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육안으로 봤을 때 분쇄된 커피 입자 크기의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추출에 걸리는 시간과 결과에는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온다. 육안으로 입자 크기의 분별이 어렵다면, 손으로 직접 만져보면서 질감을 느끼는 방법도 있다. 미묘한 차이지만 입자도의 크기가 다르다면 손에서 느껴지는 거친 감이 확실히 다르다. 

커피를 갈아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수 중 하나는 바로 커피 배전도에 따른 차이다. 일반적으로 커피를 강배전으로 볶게 되면 조직의 팽창이 최대로 이루어지면서 커피 조직 내부의 다공질 화가 극대화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안 로스트 커피를 직접 갈아보면 밀도가 낮고 부서지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매우 쉽게 갈린다. 반면, 약배전으로 볶아진 미디움 커피를 직접 갈게 되면 힘이 매우 많이 들어간다. 이는 원두 자체가 단단하고 밀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똑같은 분쇄도로 그라인딩을 해도 배전도에 따라서 입자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똑같은 분쇄도 설정값으로 이탈리안 로스트 커피와 미디움 로스트 커피를 갈아보게 되면 입자도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커피 배전도에 따른 물리적인 차이에 따라 똑같은 설정값으로 분쇄해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처럼 알맞은 분쇄도 설정값을 찾기 위해서는 추출하고자 하는 커피의 특성을 이해하고 추출 방식과 원하는 결과물까지 고려해야 하며, 이 모든 것에 대한 감을 익혔을 때 정말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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