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커피 원두 보관 방법이 중요한 이유?
홈바리스타, 홈카페가 유행하는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취향대로 커피 원두를 직접 구입해서 내려 마신다. 나 또한 수많은 종류의 커피 원두를 직접 구입해서 집에서 내려 마시곤 한다. 하지만,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 맛과 집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 맛이 달랐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항상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겨울철 따뜻한 방바닥에 커피 원두를 방치한 것이 원인이었다. 물론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커피를 만드는 기술, 물 온도, 수원지와 정수필터로 인한 수질 차이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겠지만 이번 피드에서는 "원두의 보관 방법"에 따른 커피 맛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커피 원두를 보관하는 방법이 왜 중요할까? 바로 커피를 맛있게 마시기 위함이다. 그리고 올바른 보관 방법을 통해 맛있는 커피의 품질을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의 보관 상태는 커피의 향미 품질에 매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원두는 생두 상태의 커피를 한번 볶아서 익힌 상태이기 때문에 2차적으로 가공이 된 상태이다. 야채나 곡물 등도 한번 익힌 후에 맛의 변화나 부패가 빠르게 진행이 되는 것 처럼, 커피 원두도 한번 볶아진 상태이므로 생두 상태보다 화학적 변화가 더욱 빠르게 일어나게 된다.
9.1 커피 원두의 주요 변화 : 향미 변화, 디게싱(Degassing)
커피 원두를 구입해본 사람이라면 크게 두 가지 변화를 경험해 봤을 것이다. 첫 번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커피의 맛과 향이 변한다. 두 번째, 커피가 담겨있는 커피 봉투가 점점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커피는 로스팅하고 난 후 휘발성 가스와 유분을 배출하며 본래의 향미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이렇게 가스를 배출하는 과정을 디게싱(Degassing)이라고 한다. 여기서 배출되는 가스의 주요 성분은 이산화탄소이지만, 커피의 향미를 구성하는 휘발성 물질들도 포함하고 있다. 디게싱 과정은 커피의 배전도, 압력, 온도, 습도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커피의 배전도가 높아질수록 디게싱은 활발해지며, 온도가 높아질수록 화학적 작용이 빨라져 원두의 디게싱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난다. 또한, 외부 압력에 따라 디게싱의 진행 정도는 제한되기도 하고 가속화 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커피의 향미적인 수명을 늘리기도 하고 단축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더운 여름철 원두가 담겨있는 봉투는 겨울철에 비해 빠르게 부푼다. 향미 변화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여름철에는 커피의 향미가 빠르게 변하지만,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좋은 향미를 보존하며 음용할 수 있다. 커피가 가진 본래의 향미를 나타내기 시작하는 기간도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9.2 아로마밸브의 기능
원두 포장 용기를 보면 보통 아로마 밸브라는 장치가 존재한다. 이는 외부 기체의 유입은 차단하고, 내부에서 커피가 발산하는 가스는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한쪽으로만 작용하는 원 웨이 방식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원두의 과한 디게싱을 방지하고, 흡습성이 있는 원두의 구조적 특성상 외부 기체의 흡수를 차단함으로써 커피의 일관된 품질을 가능케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만약 커피 봉투가 완전히 밀폐된 상태라면 가스가 더 이상 배출되기 어려운 압력에 도달하게 되고, 외부 압력에 의해 역으로 원두로 스며들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커피의 향미 품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두의 디게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커피를 음용했을 때 보통 커피에서 쓴맛이 느껴지고 혀끝과 입 천장부가 살짝 아린 듯한 느낌을 경험하였다. 결론적으로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는 디게싱의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9.3 커피 원두의 보관 방법
위에서 본 사례들처럼 커피 원두의 일관된 향미 품질을 위해서는 디게싱과 온도, 습도, 밀폐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관된 향미의 양질의 커피를 오랜 기간 보존하고 음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표적인 보관 방법들이 추천된다. 그 중 가장 공통적으로 기본이 되는 보관 방법은 바로 "밀폐"이다. 적당히 디게싱이 되었다면,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두가 디게싱하는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면, 주변의 공기를 흡습하는 힘이 점점 더 강해진다.
한가지 예시로 질 좋은 매우 고가의 커피를 옷장에서 오랜 기간 보관하신 분이 있었다. 실험적으로 그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커피에서 옷장의 묵은 냄새와 나프탈렌 향이 났다. 이처럼 커피는 주변의 공기와 습기,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매우 뛰어나다. 이처럼 커피의 전부인 향미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밀폐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고무 패킹이 달린 밀폐용기나 아로마 밸브가 달린 용기를 주로 사용한다. 단, 잦은 개폐는 반복적인 산소와 수분의 접촉으로 커피의 향미 품질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상황에 따라 "소분 포장"을 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고온에 노출하거나 직사광선에 두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따라서, 수분과 공기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밀폐된 상태를 유지하고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커피가 고온에 노출된다면 화학적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본래 가지고 있던 좋은 향미가 금방 변질된다. 또한 원두내 유분기가 배출되고 산소와 접촉하게 되면서 지방의 산패가 일어나면 부정적인 향미가 발현되게 된다. 이처럼 원두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향미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빛과 온도, 수분, 공기 접촉 등의 요소를 주의해야 한다.
간혹 커피의 신선한 보관을 위해 원두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원두를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경우 밀폐를 유지한 상태에서 냉동 보관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온도 차이에 의한 결로현상인데, 이는 커피의 산패나 향미의 변질을 진행 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정 사용량으로 분할하여 소분 포장하고 원두가 반복적인 온도 차이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처럼 원두를 제대로 보관하기만 해도 오랜 기간 동안 풍부한 향미를 즐기며 음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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