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생두의 보관
커피의 보관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커피라고 하면 커피를 사용하는 주체에 따라 어떤 것을 떠올리는지에 대한 기준이 달라진다. 로스터의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생두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커피를 좋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원두일 것이다. 원두를 보관할 때 상황에 따라 원두 본연의 상태인 홀빈(Whole bean)으로, 가정에서 그라인딩이 어렵다면 분쇄된 가루 형태(Ground coffee)로 보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최근 커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홈로스팅에 대한 붐이 불게 되면서 생두와 원두 둘 다 다루는 커피 애호가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가정에서도 고품질 커피를 맛보기 위해서는 생두와 원두의 보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생두는 보관 방법과 보관 환경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 온도와 습도, 보관 기간 등 생두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소들을 잘 관리해야 생두가 가진 본래의 향미 품질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생두는 수확 후 수세와 건조 등의 과정을 통해 여러 가공 단계를 거치긴 했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즉, 보관되는 동안에도 생두는 호흡과 증산 작용을 통해 식물과 같은 특성을 나타낸다. 호흡을 통해 생두는 일정량(약 4.4m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열(약 96cal)을 발생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생두와 주변 환경의 온도는 미세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올라가게 되고, 증발로 인해 생두의 무게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는 커피의 품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두를 보관할 때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다.
8.1 수분함량과 상대습도(공기 중 습도)
생두는 기본적으로 흡습성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과 수분 함량의 균형을 맞추려는 성질이 있다. 이를 수분 균형(Moisture balance)이라고 한다. 그리고 생두의 품종에 따라 보관 시 권장되는 수분 함유율이 있다. 로부스타는 약 13% 정도이며, 아라비카는 약 12% 정도이다. 그러나 만약 생두의 수분 함유율이 9%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커피의 향미뿐만 아니라 생두의 밀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생두의 물리적 구성과 형태의 변형으로 로스팅에 변수가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생두 보관 시 권장되는 상대습도는 60% 미만이며, 상대습도가 너무 높은 경우 곰팡이의 증식과 미생물의 활성, 생두의 백화 현상 등을 유발하게 된다.
8.2 온도
온도가 높아지면 호흡과 같은 생두의 대사 활동이 활발해진다. 생두 자체의 온도와 보관하는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는 커피의 품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상대습도 40~45%, 온도 약 20ºC~22ºC에 보관되도록 권장된다.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장소가 좋다. 원활한 통풍을 위해 벽과 약 20cm 정도의 거리를 두게 하고, 바닥의 온도 차에 의한 결로현상으로 생두자루 하단부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바닥에 직접 닿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계절이 존재하는 국내 기후의 특성상 온도와 습도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보관이 필요할 경우 생두 자루의 배치를 지속해서 바꿔주는 것이 좋다.
8.3 공기 조성
생두 주변에 산소가 많으면 생두의 호흡은 더 빨라지면서 대사도 증가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두의 증산 작용과 산소는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늘려 생두의 저장 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그레인프로백(Grainpro bag) 또는 진공포장(Vaccum Packing) 방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레인프로(GrainPro):
그레인프로는 다섯겹의 구조로 이루어진 폴리에틸렌 소재의 비닐백으로 외부로부터의 오염과 유해 물질, 유해 가스 등의 차단에 탁월한 포장재이다. 또한, 고온 다습한 환경에 강하며 비용적으로 효율적이다. 특히, 그레인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생두를 보관하는 내부의 산소를 이산화탄소로 바꿔 공기 변형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커피의 향미 품질과 신선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보통 커피 마대(주트백, Jute bag)에 담기 전 그레인프로에 담아 이중 포장한다.
*진공포장(Vaccum Packing):
COE(Cup of Excellence)와 같은 고품질 커피에서 많이 관찰되는 포장법이다. 진공포장은 외부의 냄새와 수분, 산소를 차단하고 생두의 대사를 최소화하여 일관된 품질로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생두의 산화를 방지하고, 호기성 미생물의 활성을 억제한다. 또한, 생두의 수분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단, 보관 전 곰팡이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생두의 수분 활성도를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 포장법 특성상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8.4 고도
생두를 보관하는 고도가 낮아지면 산소가 많아지면서 생두의 호흡과 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보관 수명도 짧아진다. 반대로 고도가 높아지면 산소가 줄어들어 호흡과 대사율은 낮아지고 보관 수명은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해발 1,4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는 약 8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8.5 보관 기간
생두의 보관 기간은 일반적으로 1년 정도이다. 물론 1년 이상 보관하는 경우도 많다. 보관 환경과 형태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커피의 향미 품질은 떨어지게 된다. 수확 후 1년 이상이 지난 올드 크롭의 경우 산미와 커피가 가진 본연의 향미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커피의 향미를 나타내는 성분은 산 성분에서 유래하는데, 생두를 장기로 보관하면 이러한 성분들이 점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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