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시는 커피 안의 카페인 함량. 과연 얼마나 마셔야 적당할까? 그리고 과다섭취를 하는 경우 어떠한 부작용들이 발생할까? 이번 피드에서는 일반 성인 기준 적정한 커피 섭취량과 과다하게 섭취했을 때 우리 몸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카페인의 이해
카페인은 커피 콩 또는 찻잎류, 과라나 등 식물에 널리 존재하는 크산틴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천연 각성제의 역할을 한다. 정제된 카페인은 흰색의 결정으로 주로 커피의 쓴맛을 내는 물질이다. 카페인의 체내 흡수 속도는 위장에서 약 45분 정도면 완전히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페인의 반감기는 개인차가 있으며 연령이나, 간 기능,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매우 상이하지만, 건강한 성인 기준으로 약 5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카페인을 섭취한 후 12시간이 지나도 체내에는 약 12.5% 정도의 카페인이 잔류하고 있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커피 섭취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지양해야 한다.
2. 1일 카페인 권장량
우리나라 식약처는 성인과 청소년의 1일 카페인 권장량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성인 : 400mg 이하
-임산부 : 300mg 이하
-어린이/청소년 : 체중 1kg당 2.5mg 이하
이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준(카페인 함량 : 150mg) 성인은 하루 약 2.5잔이 적정하며, 몸무게 50kg 정도의 청소년이라면 하루 한 잔 정도가 적정하다.
3. 과다섭취에 따른 대표적인 부작용
1) 각성효과
카페인이 각성효과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은 뇌의 아데노신 수용체와 카페인의 상호 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데노신(Adenosine)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신체활동과 뇌 활동 등은 뇌의 아데노신 수치를 증가시키고 이는 피로와 졸음을 촉진시킨다. 아데노신은 아데노신 수용체, 특히 A1 및 A2A 아형에 결합하여 신경 활동을 억제하고 수면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카페인의 구조는 아데노신과 매우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데노신 수용체에 대신 결합할 수 있지만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같이 각성을 억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데노신 수용체의 길항제로 작용하여 아데노신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고 신경 활동을 억제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 결과 카페인은 신경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도파민(Dopam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과 같은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의 방출을 촉진한다. 그러므로 카페인을 섭취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인지 기능이나 신체 기능 등이 증가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카페인은 또한 뇌의 다른 신호 전달 경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일반적으로 세포 내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분자인 사이클릭 아데노신 모노포스페이트(cAMP, 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를 분해하는 효소인 포스포디에스테라아제(PDase, Phosphodiesterase)를 억제할 수 있다. 카페인은 PDase를 억제함으로써 cAMP 수준을 증가시켜 신경 활동을 더욱 촉진시킨다. 카페인이 각성을 촉진하고 피로를 줄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수면 장애를 유발하거나 숙면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적당하게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장기간에 걸친 과도한 카페인의 섭취는 내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일한 각성 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섭취를 갑자기 중단하면 일종의 금단 현상과 같은 카페인 중독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2) 속쓰림 유발과 역류성식도염(GERD,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카페인은 가스트린과 같은 특정 호르몬의 방출을 유도하여 위산(위산) 생성을 촉진한다. 이에 위산 수치가 증가하면 식도 내벽을 자극하여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카페인은 하부 식도 괄약근(LES, Lower esophageal sphincter)을 이완시킨다. 식도 괄약근은 식도와 위를 분리하고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는 근육질로 된 괄약근이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LES를 이완시키게 되고 괄약근은 자주 열리게 되면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고 속 쓰림을 유발한다. 이 증상이 더욱 심해지면 괄약근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이는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한, 카페인은 위장의 운동(수축 작용)을 억제한다. 위 근육의 수축 작용은 음식물과 위산이 적절하게 섞이도록 하며 소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위장 내에 음식물과 위산이 더 오래 머물게 한다. 그러므로 위장에 음식물과 산성분이 장기간 잔류하게 되면 속이 불편해지고 팽만감과 과도한 포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3) 칼슘 흡수의 억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칼슘 흡수에 좋지 않다 또는 골다공증에 걸린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카페인 섭취)과 칼슘흡수 방해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카페인이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기작은 비타민D 대사와 장내 칼슘 수송체와의 상호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먼저, 비타민 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촉진하고 뼈의 재생을 위해 칼슘 이용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비타민 D 자체로는 활성이 없기 때문에 간 또는 신장에서 수산화가 되어야만 생리적 활성을 가진 칼시트리올(Calcitriol)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비타민 D-25-수산화효소(Hydroxylase)가 관여하게 된다. 하지만 카페인이 수산화효소를 억제함으로써 비타민 D의 활성을 방해하고 비타민 D가 칼시트리올로 전환되는 것을 감소시켜 칼슘 흡수를 떨어뜨린다. 아울러 카페인으로 인한 이뇨작용으로 소변을 통한 칼슘 배출이 증가하게 된다. 다음으로 카페인은 장내 칼슘 수송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칼슘 흡수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특정 수송체가 있다. 바로 TRPV6와 calbindin-D9k 라는 칼슘 수송체이며 작은창자에서 주로 음식을 통해 섭취한 칼슘의 흡수를 담당한다. 카페인은 이 수송체의 활동을 억제하여 장에서 흡수되는 칼슘의 양을 감소시킨다.
4. 맺음말
여기까지 카페인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몸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들에 대해 알아봤다. 특히, 필자는 식사 직후에 커피를 항상 습관처럼 마셔왔다. 그러면서, 요즘 나이 먹으니 역시 소화기 능력이 먼저 떨어진다며 내 자신을 탓하고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커피(카페인)의 과다한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나서 의식적으로 습관을 바꿔봤다.
식사 직후에 커피를 자제하였고 정말 마시고 싶다면 식후 약 2시간 후 하루 한 잔 정도만 마셨다. 그 결과 더부룩하고 팽만감이 느껴졌던 불편한 속이 거짓말 처럼 편안해졌다. 이 글을 읽게 되는 여러분도 당연하게 해왔던 일상 속 식습관을 한 번 돌아보고 평소 느껴왔던 불편함이나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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